1. 평소 같았더라면 와 볼 일조차 없었을 부촌의 도로 한복판을 달려나가는 감각은 생경하면서도 후련한 구석이 있었다. [와 이번에는 부잣집 동네임?] [잘 사는 데는 원래 마수 안 나오지 않나] [그렇긴 한데 지금 섲님 있는 데는 경계 불안정성 높은 땅에 억지로 건물 올려 놓음] [그래서 A구 유동인구만 많잖어 거기 사는 사람은 거의 없고] 서진우의 손목에...
[전직 사서, 온화, 상냥한 미인공] [성기사, 성격파탄, 정신적으로 너덜너덜한 미남수]"태어나서 들어 본 것 중 가장 무거운 물건은?""마법서 30권이 든 상자 두 개 정도요.""맞다, 사서랬지. 그런 걸 들고 돌아다닐 정도면 근력 걱정은 안 해도 되는 셈인가?""경량화 마법이 걸린 상자입니다. 마법서 자체에도 마찬가지의 마법이 걸려 있고요.""…검과 비...
검은 옷의 사내와 대치한 몇 초 동안, 내 머릿속에서는 온갖 신문 기사와 뉴스 헤드라인의 문구들이 떠올랐다가 사라져 갔다. 외국에서 벌어진 은둔형 외톨이의 묻지 마 살인이라든지, 직장에서 잘리고 사회에 불만을 품은 위험분자의 방화 사건이라든지…. 하나같이 귀신과는 거리가 먼, 어딘가 현실감 넘치는 상상이기는 했지만 그래서 더 무서웠다. 원래 귀신보다 사람이...
처음 몇 번은 당연히 눈치채지 못했다. 때로는 그저 우연이라 생각하며 넘기기도 했고, 때로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 데 정신이 팔려 엘레베이터가 몇 층에 있는지 잘 모르기도 했다. 애초에 4층은 그리 높지도 않은 층이다. 아예 높이가 18층쯤 되어서 오래 기다려야 한다면 투덜거리며 전광판을 노려보기라도 하겠지만 4층쯤 되면 얼마 기다릴 필요도 없다. 엘레베이...
안녕하세요, 이미누입니다. 간만에 공지로 찾아뵙습니다. 그리 긴 내용도 아니니 간단히 줄이겠습니다. 1) 공개 외전 [Snowy Night]는 7월 31일에서 8월 1일로 넘어가는 자정에 삭제될 예정입니다. 2) 아마 이 외전은 나중에 이북으로 출간될 텐데, 이북으로 출간될 때는 짧은 외전이 하나 더 포함될 것 같습니다. 하넨이 일기를 쓸 뿐인 평범한 내용...
이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말해 두어야만 할 점이 있다. 이건 괴담도 연애담도 되지 못한 시시한 이야기다. 나는 어느 여름에 무서운 일을 많이 겪었다. 동시에 좋아하는 사람도 만났다. 하지만 내가 겪은 무서운 일은 착각인지 망상인지 아니면 진실인지 알 도리가 없고, 좋아하던 사람은 내가 손쓸 틈도 없이 최악의 방식으로 이별하고 말았다. 조금 더 서늘하...
[용트루를 완결내기 전까지는 지름작을 쓰지 않겠다] 라는 결심을 했으므로, 지름작으로 언젠가 쓰고 싶은 이야기들은 여기에 차근차근 모아 둘 예정입니다. 종종 갱신될지도. 1. 영원한 에필로그의 네버랜드 모티브는 피터 팬이지만 장르는 아마도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상은 어느 날 갑자기 바뀌었다. 지면이 산산조각이 나 몇몇 건물과 구조물만이 허공을 부유하는 도시...
* 리디북스에 출간된 [우리의 평온한 인생을 위하여]의 외전입니다. 열아홉 살의 어느 봄, 한성진은 스물여덟 조각으로 몸이 토막 나고 말았다. 막 날씨가 풀리려는 3월 초순의 밤이었다. ‘아, 왼손에 핸드폰 들고 있어서 다행이다….’ 성진은 알몸에 전신이 피로 범벅이 된 처참한 꼬락서니로 휘청휘청 골목길에 숨어 들어갔다. 왼손에 든 핸드폰은 피 웅덩이에 한...
*** ‘이거 괜찮을까?’ 상윤은 [영토 속박] 특성을 한참 동안 노려보면서 고민에 잠겼다. 물론 노려본다고 해서 특성이 눈 녹은 듯 사라질 리는 없겠지만 지금 당장은 달리 볼 것도 없었다. 과장을 보태자면 현재 상윤의 목숨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소니 읽고 또 읽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특성 창을 오래 열어 놓았더니 화면 구석에 도움말 창이 두둥실 떠올랐...
*** 정체불명의 재앙이 세상을 덮쳐 온 지도 벌써 1주일이 지났다. 한때 사람으로 붐비던 길거리는 이제 목적도 의지도 없이 방황하는 괴물들로 가득 차 있었다. 아무리 생존자들이 괴물을 물리칠 힘을 얻었다고는 해도, 수적으로 명백히 열세인 데다가 어딘가에서 끊임없이 자연발생하는 괴물들과 맞설 수는 없었다. [Tip: 괴물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중립 지대...
*** 세상의 ‘종말’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찾아왔다. 기존에 이 지구에 존재하지 않았던 생물, 아니, 애초에 생물이기는 한지조차 의심스러운 정체불명의 [괴물]들이 지상을 뒤덮었다. 마치 세계의 규칙 자체를 뒤바꿔 놓기라도 할 것처럼 압도적인 규모로. [퀘스트 #1. 당신의 종말] [당신의 생존을 상상하세요.] 그러나 변화가 찾아온 건 비단 세계뿐...
최상윤의 [종말]은 아웃렛 지하 2층에 마련된 자그마한 할인 마트에서 시작되었다. [당신의…. 당신의 생존을 상상하세요.] 질척한 소리를 내며 쭉 늘어난 검은 점액질의 팔이 매대에서 아우성쳤다. 어둠을 형상화하기라도 한 것처럼 새까만 괴물은 조금이라도 틈이 존재하는 구석진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튀어나왔다. 운 나쁘게 괴물의 점액질에 닿은 인간은 옷 사이나 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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